#. 사이판 비치로드.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21km, 폭 8.8km의 이 비치 로드는 북쪽 끝까지 닿는 데 25여 분이 걸린다. 이 짧은 도로를 따라, 중심지 가라판이 있고, 마이크로비치, 마나가하 섬을 지나 북쪽으로 가면, 만세절벽, 그로토, 새섬, 그리고 숨 막힐 듯한 하늘과 바다가 있고, 그리고 온 세상이 있다.
사이판 여행기사이판에서 꼭 해봐야하는 것이 두가지가 있는데, 마나가하섬에서 스노우 쿨링을 하는 것과 사이판 북부지역 투어가 그것이다. 그중 이번에는 사이판 북부지역 투어를 얘기해 보겠다. 사이판은 대게 패키지롤 오는일이 많으므로, 이 투어를 다녀오게 될텐데, 일반적인 섬투어에는 그로토를 보거나, 만세절벽에서 별보기는 할 수 없으니, 가이드 분에게 잘 부탁하여 이 두가지는 꼭 경험해 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사이판에서 별은 꼭 봐야한다. '별이 나에게 쏟아져 온다'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 지구는 둥글다. - 만세절벽(Banzai Cliff)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맨 먼저 들어오는 바다와 하늘. 눈안에 온통 하늘과 바다 뿐이다. 우리가 자주보던 하늘과 바다와 달랐다. 바다 끝은 일직선이 아니고 둥글다. 하늘과 바다 끝이 닿아 있는 곳. 이 곳에서 보던 바다는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아. 사이판 여행 후에는, "바다보고 싶어"가 아니라, "만세절벽에서 보던 바다가 보고 싶어" 라고 말하게 될 것이야.
만세절벽의 밤하늘은 또 어찌나 아름다운지. 구름 없는 날을 골라 만세 절벽에 별을 보러 나왔다. 가로등 하나 없어서 진짜 깜깜하다. 맨눈으로 은하수를 보고, 별이 이렇게 많을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쏟아지는 느낌은 평생 한번쯤은 느껴봐야하지 않을까.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미국에 대항한 일본군의 최후 공격 이후에 살아남은 일본군과 일반이 1,000여명이 이곳에서 “천왕폐하 만세!”를 외치며 뛰어 내린 절벽이라고 한다. 바다가 깊어서 빠져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거센 파도에 휩쓸려 절벽 아래의 동굴로 휩쓸려가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고.
이곳에선 조심, 또 조심.
#. 117개의 계단. 그 끝의 장관.-그로토(Grotto)
117개라는 개수에 살짝 겁을 먹었지만, 나무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돌계단에 미끄러질까 조심하면서 내려가다보니 금방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 했다. 그런데 땀이 나는 건 함정.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다른 세계로 연결되어 있는 통로로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내 몸 힘든지도 몰랐나보다. 그로토로 따로 스노우쿨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오지 않고는 사이판 투어에서 그로토를 들르는 일정은 없다고 하는데, 물속을 직접보지는 않았어도 시원하고 아늑한 곳임은 확실 한 듯했다. 다른 사람들이 스노우쿨링하는 것을 구경 하기만 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요기에서 스노우 쿨링해야지'라고 생각해 둔다. 사이판에 또 놀러올 이유를 한가지씩 늘리고 있는거지. '그로토에서 스노우쿨링을 못했어, 그 바닷속 풍경 보러 가야해!' 이렇게.
이 작고 아늑한 장소는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초급 스쿠버 다이버들에게는 위험한 곳이라니까, 다음에 스노우 쿨링을 하는 것으로 위로를 삼아 봐야겠다.
#. 거대한 산호가 바다에서 올라 왔다.-새섬(Bird Island)
전망대에 올라서자 바람이 그치질 않는다. 해안선과 새섬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여기네, 여기야.'를 연신 외치며 새섬을 카메라에 담고, 마음에 담는다.
산호가 바다 속에서 올라왔다. 그리고 사이에 새들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실제로 하늘에서 보면 새 모양의 바위에 해안선으로 밀려드는 파도의 모양의 새의 날갯짓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새 섬. 이 곳 원주민은 섬 모양이 거북이를 닮았다고 하여 거북 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요리의 재료로 사용하려고 새집을 훼손하는 사람들이 많아 많은 새들을 보지는 못한다고.
#. 한국인위령비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 가슴 아픈 드라마의 촬영지가 사이판이라고 한다. 5대양 6대륙을 뜻하는 5각형 6층의 한국인 위령탑. 위령탑 꼭대기의 독수리 조각상은 우리 나라를 향하고 있다. 한국인 위령비는 2006년 이곳에 재정비 되었다. 사이판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 한 것이 일본일들인데, 한국인 위령비를 세우는 것에 대하여 일본 관광청에서 반대를 하여, 1996년 3월 1일, 1997년 8월 15일에는 해저에 추모비를 세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1905년 한국의 주권을 일본 제국에 빼앗기고 한국의 젊은 남녀들이 한민족을 대신하여 징병, 징용, 여자 정신대라는 명목으로 200만명이 태평양 여러 곳으로 끌려가...."라는 가슴 찡한 문구가 보인다. 이외에도 여러 단체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한국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비들이 한국인 위령탑 앞에 세워져 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사이판에 끌려온 우리 군인들은 일본군의 삼분의 일이나 되었다고 하는데, 이 비석들이 우리 마음을 대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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