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자면 카스에서 4일째 이다이젠 이 숙소에서 스스로 고참 중의 고참이 되었다.

 

9월 중순으로 오니 6인용 방은 나와 멋쟁이 공주 상해 아가씨 두 사람 뿐이다.

 

이튿날 합숙에 들어간 공주는 북경시간 12시가 다 되어 들어오더니

오자마자 배낭에서 치렁치렁한 발 뒤꿈치까지 오는 드레스 3신발 3켤레

각종 화장품을 꺼내 걸고 테이블에 장식하더니 씻고 들어와 얼굴에 팩을 붙였다.

오 밤중에 왔다 갔다 하는 그녀를 향해 반장은 큰 소리로 혀를 두어 번 찾더니 

이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드는 척 했다(그녀를 공이라 부르기로)

 

첫날 자고 나니 이른 아침에 팬티 바람으로 가방 싸 메는 난주 아가씨 둘이 방을 떠났다.

 

그들이 가고 난후 조그마한 탁자에는 컵라면 한 개귤 11. A4 크기의 뜯지 않는 비스킷 한 봉지가 있었다

앞자리의 청두 아가씨는 그 다음 날 떠났다.

 

 

 

 

그녀가 간 후 그 자리에는 지름 10cm 크기의 난 이라는 빵 한 개땅콩 한 봉지가 있었다

방 청소 할 때 청은 방바닥을 설레발 빗자루와 마포 질 하곤 쳐다보지도 않았다

 

‘ 저 먹을거리를 어찌 한담?’ 잘 먹으면 아마도 하루치 이상 먹을 것 같았다

 

거실에 나가니 4개의 사각 탁자와 2개의 둥근 탁자에는 반 이상 남을 생수

뜯지 않은 이름 모를 캔바나나 두 개쓰다만 휴지별 것 다 있었다.

이 모든 생필품먹을거리를 오늘 아침 떠나간 여행자들이 두고 간 것이다

.

청은 그 물건과 먹을거리에는 전혀 무관 하였다

반장은 그걸 다 모았다 주방으로 들고 가 청이 오길 기다려 잘 분배하였으며 흡족해 가며 먹어 치운다.

물론 먹다 만 생수병은 버리고그 다음 날 거실의 책상은 어제와 같았다.

 

저들은 왜 이런 것을 싸가지고 가지 않고 두고 갈까?’ 두고 가는 건지 버리고 가는 건지 한족 특유의 행동으로 보기로 했다.

 

 

 

 

어제 이른 아침 이였다.

어슬렁 거실로 나가보니 웬 젊은 청년이 서툰 영어로 인사 했다

반장 녀도 서툴게 받아 친다

작은 키 이었지만 다부진 몸에 까맣게 탄 얼굴이곳 젊은이들의 10에 한 명이나 '굿 모닝' 인데 요 녀석 제법이라.

 

앗 싸!

기회는 이때 찬스를 노려라

 

반장은 방으로 얼른 들어가 탭필기구 지도를 가져와 그와의 대화를 시도 했다.

 

광동성에서 여행 온 젊은이 이었다.(지금부터 그를 광이라 부르기로)

광은 스마트 폰을 자유자제로 다루며 내 궁금증을 풀어 준다.

국제버스 터미널 위치터미널 까지 타고 갈 버스 번호모스크우체국 위치.

 

내방 상해 공주 아가씨가 엽서를 들고 왔다 갔다 하여 어데서 샀느냐 물어 보라 시켰고

(이곳 유원지는 정말 엽서 파는 데가 없었다)

머나먼 이국의 타지에서 엽서를 쓰고 우체국에서 붙일 때는 스르르 행복의 눈을 감게 만든다.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여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게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인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유치환님의 행복

 

사랑했으므로 행복 하였네라

 

내가 타국에서 우리네 나라 친구 아들딸 언니께 엽서를 쓸 때마다

 행복에 잠기면서 음미하는 시.

 

엽서를 우체통에 들이미는 순간 내 손때가 잠시 뭍은 저것이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해진다는 

진실에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우리 땅으로 갈 내가 쓴 엽서~~~

 

 

 

 

 

그래 광이 준 정보를 메모해 나가 본다

 

나가기 전 아침을 사 줄 테니 광보고 나가자 하니 앳돼 보이는 숙녀가 졸 졸 따라 나온다

 

아직 음식점들은 문 열지 않았다광이 말하길 런치사달란다.

 ‘그래 그러마.’

 

저들은 골목 돌아 시장으로 가고나는 발걸음 가볍게 버스 타러 가다 말고,

 ‘ 내가 굳이 오늘 바삐 안 다녀도 되잖아내게 있는 것은 시간뿐인데.’ 

 

되돌아 시장으로 향했다두리번거리며 찾으니 숙녀만 보이고 광은 안 보인다.

광은 가버렸고 다른 머스마가 숙녀 옆에 있었다.

 (21살이라는 그녀는 한국 드라마 팬이라 한국말 20가지 정도 한다그녀를 한이라 부르기로 했다)

 

 

 

 

이것저것 야채고시 다 합해 모두 35위안 내가 쏜다.

 

숙소에서 한 시간 가량 밥하고 반찬하고 푸짐하게 먹는데 

상해 공주 아가씨 이제 일어나 함께 먹는다

광은 음식 만드는데 손 끝하나 까딱 하지 않고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앉았다.

좀 있다 안 일이지만 일행 4명중 대장 이였다.

 

다 먹고 공은 거실의 쇼파에 느긋하게 앉아 담배를 피우고 설거지는 한이 혼자 한다

 

나는 공에게 주방을 가리키며 가서 설거지 하라 하지만 

영어 ABAC 못하는 공은 알아들었는지 모르는지 공주처럼 몸짓하며 담배 열심히 피우고 있었다.

 

 

 

 

 

 

 

작은 키에 다부진 얼굴 카리스마를 품은 광의 말에 그의 일행들은 그의 말에 못한다.

 

광을 슬 슬 꼬드겨 우체국으로 가서 모스크 구경하고 엽서를 구했다.

 

카스시내 대 모스크 앞에서 한과 광 

 

모스크 옆 골동품 가게와 그릇 가게를 둘러보는데 

살림꾼 반장녀 사기그릇에 감탄하고 사고 싶어 어쩔 줄 몰랐으나 사진으로 담았다

흰색과 푸른색 보라색의 여러 그릇들은 아주 수준이 높았으며 다양한 무늬에 고급 품이었다

아마 돈 많은 유럽 여행객 아줌마들이 오시면 맘에 드는 것 사서 고국으로 배달시키리라.

 

한낮의 햇살을 따가워 뒷목은 아팠다땀이 흘렀으나 그늘로 들어가면 시원했다

 

투문 강에서 오리 배를 타기로 하였으나 해질 무렵 타기로 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투문강 배 타는 곳 걸어서 20분정도 면 간다,

일몰 시간 서둘러 오리 배를 타는데 30분 3명 100 위엔좀 높은 가격 이였다

 

이곳 버스는 무조건 1위엔택시도 5~10 위엔 이면 시내를 돌고 돈다

 

젊은이 광과 그녀의 여자 친구 한과 오리 배를 탄다.

 

한은 이내 다리가 아프다고 엄살이니 반장녀가 양쪽 다리를 교차하며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해는 빌딩 숲으로 서서히 지고광과 한 나는 배 타기를 끝내고 숙소로 향하는데

 

 

 

 

아까 시내에서도 정말 아는지 모르는지 광은 아는 사람들이 서너 번 있었다.

 

어찌 광동 사는 젊은이가 이곳 위구르 사람들을 아는지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선착장으로 돌아 나오다 광은 또 아는 여자 둘을 만났다

 말레이시아 아가씨 둘이였다 반갑게 인사 하더니 한과 나를 피해 뒤쳐진다.

 

 

 

 

우리는 모르는 체

숙소로 향하는데 한의 표정이 시무해지면서 뒤돌아 광을 향해

  나쁜 남자라고 분명한 한국말로 말했다그녀의 표정이 아주 굳어진다.

 

숙소로 돌아오니 공주와 다른 방 젊은 청년들이 주방에 푸짐한 밥상을 차려 놓았다

아침에 공주를 보고 설거지 안한다고 핀잔 준게 미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 4명 빼갈 중 크기의 한병부루클리 복음가지마늘종여주 복음아주 맛있게

 술도 마시면서 깐베도 하면서 8명 이 함께 먹었다.

 

근데 여즉 보이질 안았던 또 하나의 요조 숙녀가 등장을 하였는데 한국도 왔었나 보았다.

 

무슨 예술 교류 단체를 통해 왔었나 보았는데 세종대왕 앞에서 찍은 사진 

 

남산 사진 등을 보여 주었고 병아리 눈썹만큼 짧은 한국어영어를 했는데먹고 설거지는 안했다

 

저녁 설거지 역시 한이 했다

 

그녀는 한족이라기보다는 광처럼 운남성 출신에다가 베트남아니면 라오스 같은 

약간은 까만 피우에 긴 머리 옷차림이 세련되고 공주 보다 더 야릇한 행동을 했다.

 

광은 내일 아침 8시에 타쉬쿠르간으로 간다는 뜻이었는데

 내가 함께 가자니 단호히 거절하면서 일행이 있다 하였다

아마 저 한국 왔다간 그녀와 동행 하나 보았다.

 

광은 방으로 갔고 거실에 한이 한 쪽 귀퉁이 쭈그리고 있는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넌 내일 광 따라 안가니?’

 

‘ 난 안가광이 못 따라 오게 해저 넘 나쁜 남자.’

 

여기서 나쁜 남자는 분명한 한국말로 뚜렷이 하였다.

이내 눈물이 글썽였고 고개를 숙였다.

 

저 한은 광을 짝사랑 하나본데 뭣 하러 따라 다닐까?

 

여자의 맘은 본데 알 수 없는 것한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였지만 

어차피 저들 일행이 이곳까지 올 때 한은 광이 그러한 모습을 알고 왔을 터이니.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보았지만

 이미 광과 한국 다녀간 그녀와 일행은 떠나고 없었다.

 

한에게 물어보니 언제 올지 모른다 하였고 계속 해대는 말은 나쁜 남자’ 이었는데

나쁜 남자라면 뭣 하러 이곳 까지 따라 왔니한 너는 바보니?

 

그래 나 바보야’ 해고.. 또 분명한 한국말로 나는 바보란다

 

어쨌든 이 바보 같이 우울해 하고 짝사랑에 멍들은 21살 처녀

 

한을 즐겁게 해주자라는 반장은 내일은 그녀를 데리고 시내나가 즐겁게 해주리라.

 

밤이 깊어오고 강물에는 조명이 흐른다. 

공주와 한과 머스마 하나 4명이 강으로 나간다.

한가한 카스. 산책하는 사람들 

강물은 조명을 받아 한것 멋을 부리고 밤은 깊어갔다.

악기를 꺼내 들고 몇 곡 부르는데

따라온 한, 공주 머스매는 한곡도 몰랐다

'알로하 호에. 연가. 밤하늘의 트럼펫. 엘콘도 파샤''

은은하고 맑은 하늘의 소리 오카리나가 퍼지고 공주는 긴 드레스를 펄럭거리며

빙빙 춤을 추었다.

 

 

해가 지면 서서히 조명이 켜지면서

밤의 여왕이 되는 투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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